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건널목에 서서...

sketch/writing

by nalricom 2009. 8. 12. 07:4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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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5년 11월 17일...

 

맞은편 은행나무가 어찌나 화려하던지...

마침 달도 마실 나왔더라.

 

 

시큰한 바람 한 번에

곧 화려하게 떨어버리겠지?

...

사진을 찍고서는 지나치려는데...

은행나무를 담은 이곳이 허전하다,

가시지 않은 시큰거림은 은행나무 때문만은 아닌 듯.

 

,

더운 여름날

건널목 이만 치에서

혼자 꿋꿋하게 서 있던 해바라기.

 

비가 오면 고개 숙이고

오는 대로 부슬부슬 서 있던,

하도 측은해서

우산 들고 누굴 기다리는 양

옆에서 한참 비를 피해주곤 했었는데...

 

비가 와서 고개를 떨구고 있나 했더니

알고 보니 해가 떠서 고민이더군.

 

어느 날 목이 달아나고

어느 날 몸이 달아나서

이젠 발자국도 남질 않았다.

가엾기도 하지.

ㅡㅡ^